옛날 알프스의 산속에 피이차라고 불리는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소녀는 마음씨가 매우 착하였으나 행동하는 모습이 마치 남자처럼 쾌활하고 씩씩해서 늘 산속을 뛰어다니면서 약초를 채집 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소녀는 자신이 채집한 약초 중에 그 당시 한창 번지고 있던 전염병을 고치는 약초가 있음을 발견하고는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피이차는 약초를 소중히 간직하고 개울가로 가서 약초를 씻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때 한 양치기 소년이 피이차에게 다가와 자기의 병을 고쳐 달라고 피이차에게 애원을 하였습니다. 피이차는 양치기 소년을 불쌍히 여겨 자신이 캐 온 약초를 소년에게 주고 손바닥으로 소년의 가슴올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그러자 소년은 순식간에 건강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 소년은 대단히 기뻐하였습니다. 피이차도 자신의 힘으로 소년의 병이 낫게 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그런데 소녀 피이차는 어느새 양치기 소년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피이차는 이러한 마음을 그 소년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가슴만 조이며 안타까워할 뿐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소녀 피이차는 어느 마을 앞을 지나다가 자기가 사랑하고 있는 양치기 소년에게 이미 사랑하는 소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피이차는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임을 깨닫고 괴로워 하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피이차는 슬픔에 잠겨 지내다가 끝내는 병이 나서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신은 소녀를 가엾게 여겨 아름다운 꽃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였습니다.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약초를 캐던 소녀의 아름다운 마음처럼 높은 산의 풀밭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이 되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