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사는 몹시 거만스런 공주님이었습니다. 손톱만큼의 겸손함도 모르는 공주는 이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이라고 생각하며 콧대를 높였습니다. “흥,이 세상에서 나보다 예쁜 미인이 있으면 나와 보라지. 이 미모사 공주를 따를 사람이 있으면 호호호· 미의 여신마저도 미모사의 아름다움에는 손을 들고, “그저 말할 수 없을 만큼 예쁜 공주라고밖에 말 못하겠어!” 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데다가 노래를 잘 부르고 춤도 잘 추었습니다. 미모사 공주는 하늘 아래 그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이 세상 무얼 바라고 내가 사는지 모르겠어. 아유 따분해·····. 이 세상 모든 것이 미모사 공주에게는 가소롭게만 보였습니다. 이런 공주의 태도가 늘 못마땅한 임금님은 하루는 공주를 불렀습니다. “공주,너 듣거라. 곡식은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고, 짐을 가득 실은 수레는 요란한 소리가 없느니라······." 임금님은 조용히 공주를 타일렀습나다. “아바마마,도대체 제가 상대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상대될 사람이 없는 걸 어찌 합니까? 그래도 빈 수레가 더 요란하단 말씀입니까?” 공주는 뉘우치기는커녕 오히려 아버지인 임금님에게 말대꾸를 하였습니다. “그 생각이 틀린 거야. 잘나면 잘날수록 겸손하고 얌전해야지, 공주의 몸으로 어찌 그리 경거 망동하는고.” “아바마마는 저만 야단치십니다.” 공주는 밉지 않게 살짝 눈을 흘기며 버릇없이 콧노래를 불렀습니다. “공주야, 그럼 네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이 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공주는 어깨를 으쓱했습니다. “많지요. 돈과 권력은 아바마마 덕분이라고 하겠지만, 춤이든지 시를 짓는 솜씨야······. "그리고 제 얼굴 하나만이라도 당할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아요. 아버지······.”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나 아름다움이라든지, 춤을 잘 춘다는 것은 자랑이 될 수가 없다.” 제가 제일이라고 믿고 있던 공주는 아버지의 말씀이 귀에 거슬렸습니다. “쳇,아바마마는 어찌하여 제 마음을 이렇게 몰라주시옵니까!” 공주는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습니다. 마음을 진정할 수 없는 공주는 정원으로 나갔습니다. 그때,어디선가 들려 오는 하프 소리. 조용히 들려 오는 하프 소리가 공주의 귀청을 세게 울렸습니다. “저 소리는?” 공주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소리는 도저히 사람의 솜씨 같지 않게 잘 타는 것이었습니다. 공주가 자기보다 더 잘 타는 하프 소리를 들은 것은 이것이 처음입니다. 공주는 한참 동안 넋을 잃고 하프 소리를 듣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소리나는 쪽으로 발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아니, 저 소리는 시를 읽는 소리····. 공주는 뜻밖이라는 듯이 깜짝 놀라 멈춰 섰습니다. “이 밤에 누가 저리도 훌륭하게 하프를 타고 시를 옮지?” 공주는 차츰차츰 빠른 걸음을 옮겼습니다. “이 목소리는 보통이 아닌데, 내 소리와 비교도 안 되잖아?” 호기심과 질투에 찬 공주는 이제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아니?”  공주는 깜짝 놀랐습니다. 더러운 옷을 입은 목동차림의 소년이 바위에 앉아서 시를 읊고 있었습니다. “어머나, 어쩌면 저리도······.” 공주가 더욱 놀란 것은 목동 차림의 소년 옆에 아흡 명의 여인들이 둘러앉아 빙그레 웃는 낯으로 소년이 읊는 시에 맞춰 하프를 타고 있었습니다.  그 아흡 여인들의 얼굴을 본 공주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렇게 예쁜 미인도 있었나?” 눈이 휘둥그래진 공주는 다시 시를 읊는 소년을 보았습니다.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소년의 모습은 일찍이 이 세상에서 보지 못하던 모습이었습니다. 혹시 그림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그런 늠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아유 부끄러워!” 공주는 아바마마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그것은 아무런 자랑이 될 수 없다고 나무라시던 그 모습. 공주는 지금까지의 모든 일이 새삼스레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소년이 눈을 떠 봤으면·····. "얼마 동안 시를 읊고 있던 목동 차림의 소년은 눈을 떴습니다. 눈을 뜬 소년은 당황하는 공주를 쳐다보았습니다. 그 눈빛은 별빛보다 차가웠고, 무엇을 꿰뚫어 보듯이 공주를 쳐다보았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잘난 공주님······.’ 이렇게 꿰뚫어 본다고 생각한 공주는 너무도 부끄러워서 쥐구멍이라도 찾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쥐구멍이 있을 리도 없었습니다. 아흡 명의 여인들이 소리를 내어 자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한 미모사 공주는 너무너무 부끄러워 손에 얼굴을 파묻은 채 꼼짝도 못했습니다. “아유, 가없어라······.” 미모사 공주는 그만 한 포기 풀로 변하여 버리고 말았습니다. 참아 낼 수 없는 부끄러움으로 미모사는 그렇게 된 것입니다. 이때, 시를 읊던 소년은 풀이 된 공주를 바라보았습니다. “아름다운 마음씨만 지닌다면 모든 사람이, 모든 짐승이,아니 한 포기 풀일지라도 모두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소년은 그 풀을 어루만지려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풀은 모든 것을 뉘우치기라도 한 듯이 소년이 만지려 하자 부끄러워하였습니다. 이때부터 공주는 미모사꽃이 되었고, 사람이 만지려고 하면 살아 온 옛날이 부끄러워 몸을 움츠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시를 읊던 소년과 하프를 타던 아흡 명의 미인은 누구일까요? 더 말할 것도 없이 그 소년은 태양신 아폴로가 변장한 모습이었으며, 아흡 명의 여인들은 음악에 천재적인 소질을 가진 태양신 아풀로의 시종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