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낙원에 살고 있던 인류의 시조인 아담의 아내 이브는 하느님이 먹으면 안 된다고 말한 무화과가 먹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신의 벌이 두려워 차마 따먹지를 못하고 그저 구경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뱀은 말했습니다. "그 열매를 먹어 봐요, 참 맛있는 열매야. 하느님이 먹지 못하게 한 것은 다른 사람이 먹을 까봐 그런 거야. 벌은 무슨 벌이야."뱀의 유혹에 넘어간 이브는 마침내 금단의 열매를 따먹었으며, 그 때부터 이 세상의 온갖 괴로움과 악을 알 게 되었고 에덴에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살기 좋은 낙원에서 추방되어 세상의 괴로움을 알 게 된 이브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때 이브가 흘린 눈물이 땅 위에 떨어져 백합이 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이야기

    옛날 독일의 하르쓰 산촌에 아리스라는 예쁜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단 둘이 생활은 넉넉지 않았으나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이 모녀는 신앙심이 매우 두터워 늘 하느님을 공경했습니다. 어느날 아리스가 여느때처럼 마른 풀을 모아 다발로 묶고 있으려니 우연히 말을 타고 그곳을 지나가던 라우엔베르크 성주가 아리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말을 걸었습니다. 성주는 승마를 즐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봐, 처녀! 나하고 같이 성으로 가세. 네 소원은 무엇이건 들어 줄 터이니까"  "고맙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가장 소중한 어머니가 계십니다. 어머님한테 말 한마디 없이 따라갈 수 는 없습니다." 어쩐지 두려운 생각이 앞선 아리스는 간신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래? 그것 매우 기특하고나. 그렇다면 속히 어머니를 불러오너라" 성주는 관용을 베푸는 체했습니다. 아리스는 집으로 뛰어가서 모친에게 성주의 말을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성주는 매우 거친 사람이었고, 마을의 예쁜 처녀는 모조리 데리고 가서 노리갯감으로 삼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모친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아리스야! 네가 성주님을 만났으니 큰 일 났다. 속히 이곳을 도망치자. 그렇지 않으면 영락없이 붙잡혀 가게 된다." 모녀는 정든 집을 도망쳐 나와 산허리에 있는 사원으로 가서 스님에게 까닭을 말하고 숨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스님은 성주의 횡포에 의분을 느끼고 있던 판이어서 모녀를 쾌히 숨겨 주었습니다. 기다리다가 모녀가 도망친 사실을 알게 된 성주는 화를 내며 온 마을을 이잡듯이 뒤졌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절간까지 왔습니다. 졸개들은 외쳤습니다. "문을 열어라! 성주님의 명령이다."  "열 수 없소이다. 법왕님의 명령이요" 옥신각신 끝에 성주는 마침내 병졸을 시켜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아리스를 잡자, 울부짖는 그녀를 성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성문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아리스가 그제서야 울음을 그치므로 성주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그녀를 말에서 내렸습니다. 그런데 성주의 팔에서 떨어진 아리스가 생긋 웃음을 띈 순간 그녀의 모습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두 개의 백합꽃이 고개를 다소곳이 숙이고 피어 있었습니다. 놀란 성주는 자기의 잘못을 뉘우쳤으며, 그 뒤로는 마을처녀를 건드리지 않았고, 그 백합을 소중히 키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