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숲의 축제가 베풀어졌습니다. 이 축제에는 모든 나무와 물의 님프들이 모였습니다. 축제의 클라이맥스는 무도회였습니다. 님프 가운데에서는 숲의 님프인 베리디스가 가장 아름다웠으며, 그녀가 춤을 추기 시작하면, 숲 속에 달콤한 향기가 어려, 사람들의 마음을 깨끗한, 무어라고 말할 수 없는 풍족함으로 즐겁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과수원의 신인 베르탈나스가 베리디스의 춤에 완전히 매혹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청년은 얼마 뒤에는 혼마저 빼앗겨, 그녀를 미칠 듯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 베리디스가 호숫가에서 얼굴을 씻고 있으면, 영락없이 나타나서 날이 저물 때까지 그녀의 곁을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베리디스는 처녀가 아니었습니다. 엄연히 남편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속으로는 베리디스가 좋았으나, 남편이 있는 몸이라 그의 사랑을 받아들일 재간이 없었습니다. 남편과 베르탈나스의 사랑의 틈바구니에 끼어 그녀의 괴로움은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그녀는 여느때보다 일찍 일어나 베르탈나스가 찾아오는 호숫가에 서서 이것 저것 궁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아무리 궁리를 해도 남편과 베르탈나스가 동시에 살 수  있는 방도를 모색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다 못해 혼잣말을 했습니다. "아아, 차라리 꽃이나 되어 이 괴로움에서 벗어났으면." 얼마 후 여느 때처럼 호숫가를 찾아온 베르탈나스는 사랑하는 베리디스 대신 그녀가 모습을 바꾼 데이지꽃 한 송이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그것을 고히 키웠습니다. 일설에는 베리디스는 매우 바람기가 많아, 베르탈나스의 사랑을 받아들이면서 얼마 후 싫증이 나자 그를 버렸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래서 베르탈나스는 베리디스를 찾아나섰다가 그녀가 새로운 애인 에피지우스와 즐겁게 춤을 추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배반을 꾸짖는 베르탈나스에게 쫓겨 몸 둘 곳이 없게 된 베리디스는 부득이 데이지가 되어 버렸다고 합니다. 어쨌던 숲의 님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베리디스가 데이지가 되었다는 것이니, 꽃말이 미인인 것도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다른 이야기

카레도니아의 몰벤에 아르히나라는 전쟁미망인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전쟁터에서 용감히 싸우다가 전사한 것입니다. 비록 나라를 위해 죽은 남편이기는 하지만, 남편의 죽음은 그녀의 큰 슬픔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미련을 뿌리치고, 굳세게 그날 그날을 살아갔습니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요? 하나밖에 없는 유복자가 병이 들어 버린 것입니다. 남편과의 유일한 사랑의 표시인 유복자가 앓아눕게 되자 아르히나는 밤잠을 자지 않고 간호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 보람도 없이 아기는 죽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몇 날 며칠을 슬픔에 잠겨 식음을 전폐하고 누워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동리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위로했으며, 소녀들은 '데이지의 노래"를  불러 부인을 격려했습니다. 이 때부터 몰벤의 소녀들은 데이지를 어린아이에게 바치게 되었고, 이것이 하나의 관습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