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스코틀랜드와 덴마크가 전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덴마크 군은 병사의 수도 많고 무기도 막강해서 야금야금 스코틀랜드 땅을 점령해 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산 정상의 성만 정복하면 스코틀랜드는 완전히 덴마크의 수중에 들어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은 그리 만만하지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는 사방이 훤하게 눈에 들어올 뿐만 아니라 가파르기까지 해서 올라가기가 쉽지  않았지요. 제일 좋은 방법은 대포를 쏘는 것이었지만 거리가 멀어 포탄이 중간에서 떨어지기 십상이었습니다. "낮에 전투를 벌이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야밤을 이용하여 급습하는 수밖에 없다." 덴마크 군은 야습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소리가 들려. 밤의 적막에 싸이면 싸일수록 소리는 더 잘 들리지." 덴마크 병사들은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대포를 두터운 천으로 감쌌습니다. 그리고는 말 대신 직접 조심스레 운반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구둣발이 돌에 부딪쳐 소리가 날까 봐 모두가 맨발로 걸었지요. 고요하고 어두운 요새 속에서 스코틀랜드 병사들도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성문 앞 100미터 지점에 도달했을 무렵이었습니다. 이제 대포에 포탄을 넣고 성문을 부순 다음 쏜살 같이 성안으로 달려들어가 스코틀랜드 병사들의 목을 베기만 하면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누가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 예측할 수 있었겠습니까. "아얏!" 아직 어린 덴마크 병사 하나가 맨발로 걷다 그만 엉겅퀴가시에 찔리고 만 것입니다. 아픔과 놀람으로 지른 단 한마디, 그러나 그것은 세상을 울릴 만큼 큰소리였습니다. "적이다!" 요새에 있던 작은 구멍에서 횃불이 날아왔습니다. 기름을 잔뜩 먹인 횃불은 땅에 떨어져서도 밝게 타올라 덴마크 군의 모습을 비추었습니다. "퇴각! 전원 퇴각!" 대장이 소리쳤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허둥지둥하는 덴마크 병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죽어 갔고, 대포는 바윗돌에 부서져 굴렀습니다. 이 전투에서 덴마크 병사 수 천명이 죽고, 생존자는 모조리 포로가 되었습니다. "스코틀랜드를 지킨 것은 엉겅퀴야!" 이후 스코틀랜드 국민은 엉겅퀴를 나라의 꽃으로 정했습니다. 깃발과 돈에도 그 모습을 새겨 넣었지요. 지금도 사람들은 엉겅퀴를 사랑하며 꽃이 필 때마다 말한답니다. "엉겅퀴는 우리 나라의 꽃이야."

 

또다른 이야기

 

옛날 어느 시골에 젖소를 기르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소녀는 우유가 가득 든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시내로 팔러 나가며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오늘은 우유를 팔아 예쁜 옷과 양말을 사고 엄마·아빠께 선물도 해야지. 그 동안 너무 고생만 하셨어.’  소녀는 이런 생각에 골몰하다가 그만 길가의 엉겅퀴 가시에 종아리를 찔렸습니다. 이 바람에 소녀는 항아리를 땅에 떨어뜨렸고 우유는 모두 쏟아져 버렸습니다.  소녀는 놀라고 절망해서 그만 기절해버렸고 그러고는 영영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소녀는 죽어 젖소로 변했고 길가의 엉겅퀴만 보면 모두 뜯어먹고 다녔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엉겅퀴 중에서 그때까지 보지 못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흰 무늬가 있는 엉겅퀴였습니다. 젖소는 하도 이상하여 뜯어먹지도 못하고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는데 그 엉겅퀴 꽃봉오리 속에서 죽은 소녀 자신이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이 때부터 이 엉겅퀴를 죽은 소녀의 넋을 위로해 주는 꽃이라 하여 젖엉정퀴라고 불렀습니다.